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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한성만 작성일 2020-07-02
제목 스트레스란? 조회수 2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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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레스란?

 

우리 몸에 내재된 생존 시스템

수많은 외래어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스트레스만큼 친숙하고 흔히 사용하는 단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스트레스라고 하면 막연히 나쁘다라는 이미지만 그려질 뿐, 정작 스트레스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아는 경우는 잘 없다.

 

생존을 도와 온 스트레스

스트레스라는 개념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은 백 년도 채 되지 않았다. 스트레스는 라틴어인 ‘stringer(팽팽히 죄다, 긴장)’로부터 비롯된 단어로, 이 용어가 학문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곳은 물리학공학 분야였다.

 

미국의 생리학자 캐논(Canon)은 생명체의 생존을 위한 시스템을 연구하면서 스트레스라는 단어를 생리학적으로 사용했다. 그는 생명체가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생존수단으로 투쟁-도피 반응(fight-flight response)을 한다는 것을 밝혔으며, 이 때 일어나는 생리적 균형(homeostasis)을 규명했다. 이후 1936년 캐나다의 학자 한스 셀리(Hans Selye)가 스트레스에 대해 개인에게 의미있는 것으로 지각되는 외적, 내적 자극이라고 정의함으로써 지금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렇듯 학술적 정의에 따르면 스트레스는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스트레스는 생명체가 외부의 환경이나 내부의 변화에 즉각적이고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싸울지 도망갈지를 빨리 결정하게 하는, 그야말로 객관적인 생존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이 잘 작동할수록 우리는 응급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당신이 사막을 걷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갑자기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나면서 길쭉한 물체가 사사삭 하고 나타나는 것을 느꼈다. 이때 몸은 바로 긴장을 하면서 심박수가 늘어나고, 호흡과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조그마한 소리나 촉각에도 매우 민감해질 것이다.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우리 몸은 위험한 일이 벌어졌다고 여기고 전투와 방어 태세를 갖추는 것이다. 게다가 영점 몇 초의 짧은 순간 안에 싸울까 도망갈까(fight or flight)'를 결정해야 한다. 만일 그게 그저 바람에 흩날린 나뭇가지였다면 바로 경계태세를 풀겠지만, 방울뱀이었다면 뒤로 줄행랑을 쳐야 한다. 이때 조금만 민첩하지 않으면 바로 생명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스트레스 반응은 이렇듯 위험한 상황에 우리의 생존을 돕기 위한 본능적인 반응이다. 반대로 옛 선조들이 먹이를 사냥할 때도 이 같은 스트레스 반응이 나타나서 효과적인 사냥을 돕는다. 결국 스트레스란 인간이 환경에 더 잘 적응하고 변화하기 위한 기능의 하나인 것이다.

 

스트레스를 발전시킨 인간

인간은 이런 생리적인 반응에 더해서 스트레스 반응을 발전시키기도 했다. 심리학자 라자루스(Lazarus)는 인간은 학습능력을 사용해서, 전에 일어난 일과 비슷한 상황이 다시 벌어지면 전에 겪었던 경험을 되살려 미리 위험에 대비하려고 하는 이른바 예측시스템을 갖추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불에 한 번 데인 어린 아이는 그 후에는 불 가까이 가려고 하지 않거나, 불이 가까이 오면 저도 모르게 몸을 웅크려 불을 피하려고 한다. 이것이 바로 인간이 다른 동물들보다 스트레스를 더 잘 다루고 안전하게 환경에 적응하게 된 것에 관한 비밀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환경에 더 안전하게 적응하기 위해 스트레스 반응을 발전시켜온 노력이 이제는 현대인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중요한 시험에 한번 실패한 사람은 시험이란 말만 나와도 불안해지기 시작하고, 시험이 다가올수록 긴장도는 올라가게 된다. 시험 실패는 호랑이나 늑대와 같이 눈에 보이는 실체나 목숨과 관계된 위협이 아니다. 그러나 그 사람은 실패하는 경험에 의해 시험을 두려워하고, 그 앞에서 긴장하여 스트레스 반응을 보이게 된 것이다. , ‘하나의 경험이라는 무형의 기억도 스트레스의 근원이 되어버리고 만 것이다.

 

그렇다고 스트레스가 꼭 괴로운 것만은 아니다. 위험에 의한 긴장 등 나쁜 스트레스도 있지만, 좋은 일에 흥분을 해도 스트레스가 발생할 수 있다.

예컨대 상을 받기 위해 연단 앞에서 기다릴 때의 긴장, 결혼식장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신부의 두근거림 등도 일종의 스트레스 반응이다. 그래서 학계에서는 일상적으로 우리가 경험하는 불편하고 괴로운 스트레스를 디스트레스(distress)’라고 하고, 위와 같이 좋은 일이지만 자율신경계가 스트레스 반응을 보이는 것을 유스트레스(eustress)’라고 부른다. 월드컵 축구 경기를 보다가 한국 선수가 골을 넣자 환호성을 지르다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지는 것도 유스트레스가 지나칠 때 벌어지는 일이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 맞을까? 틀릴까?

많은 이들이 질병의 원인으로 스트레스를 가리킨다. 스트레스가 불러오는 병의 종류는 암부터 시작해서 사소한 감기와 발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고도 불린다.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웬만한 생활상의 스트레스로는 몸에 무리가 오거나, 신체 기능이 손상되는 일은 벌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일상의 작은 스트레스가 지속적으로 계속 공급이 되면 문제가 생긴다.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고 쌓이는 것만 반복되면 그때에는 신체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스트레스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한스 셀리는 스트레스에 대해 반응하는 몸의 양식을 가리켜 일반적응증후군’(general adaptation syndrome)이란 개념으로 설명했다. 이에 의하면 우리의 몸은 스트레스에 대해 몇 단계의 반응을 차례로 내보인다.

 

1단계 경고기

스트레스에 대해 우리 몸의 자원을 총동원해서 잘 방어하기 위해 노력하는 단계다. 예를 들어 캠프파이어를 하는데 큰 나무에 불이 잘 붙지 않을 때 석유를 부으면 확하고 불이 올라오듯이, 스트레스에 대해서 우리 몸 안의 내분비계, 스테로이드, 교감신경계가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시기다.

 

2단계 저항기

긴장되는 상황, 위험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교감신경계가 활발히 활동을 하려고 힘을 쏟지만 전같이 몸이 민감하고 활달하게 반응하지 못한다. 지치기 시작한 것이다. 보통 우리가 신경은 곤두서는데, 잠은 안 오고 집중은 도리어 잘 되지 않아요라고 호소하는 것이 이 시기다. 소화장애나 불면증 등 건강에 적신호가 오기도 한다.

 

3단계 소진기

캠프파이어가 다 끝나고 새벽이 되어 추위를 느낀 사람이 다 타버리고 재만 남아있는 잔해에 석유를 붓는다. 전과 같이 다시 불이 붙기를 바라지만 도리어 먼지 만나고 그나마 남아있던 불씨까지 꺼져버린다. 이렇게 소진기가 되면 몸 안의 자원이 모두 동이 나버려서, 쉬어도 쉰 것 같지 않고 힘을 내려고 해도 도저히 몸의 긴장도가 올라가지 않는다. 말하자면 다 타버려 재만 남은지친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다. 건강에 문제가 생겨 여러 질병이 생길 수도 있는 단계가 여기다. 마지막 소진기가 오기 전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마치 캠프파이어의 불씨가 다 꺼져버리지 않도록 스트레스 반응능력을 잘 관리해야만 한다.

 

스트레스의 메커니즘을 잘 이해하고 관리한다면 스트레스는 나에게 매우 소중하고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 내 안의 스트레스를 잘 관리해준다면 급작스러운 상황에도 유연하게 잘 대응할 수 있게 되어, 도리어 강한 적응력을 갖게 하는 것이 바로 스트레스의 힘이다.

 

따라서 스트레스는 무조건적으로 피해야 할 만악(萬惡)이 아니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해야 할 도구이다. 잘 관리한다면 훨씬 좋을 수도 있는 것, 그것이 스트레스의 핵심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스트레스란? - 우리 몸에 내재된 생존 시스템 (정신이 건강해야 삶이 행복합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 공부 스트레스

 

열심히 하는데 성적은 왜 안 오를까요?”

철수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 편이다. 처음에는 노력을 한 만큼 성적이 오르는 것이 눈에 보여 즐거운 마음으로 공부에 매진했다. 밤잠을 줄이고, 주말에 친구들과 즐기던 농구시합도 그만뒀다. 그렇게 두 달이 지났다. 다음 시험에서 성적이 더욱 오를 것을 기대했지만 의외로 성적은 도리어 나빠졌다. 심지어 시험 전에 좋아하는 영화가 개봉한다고 만사 제치고 영화방을 찾은 성수가 더 성적이 잘 나왔다. 보고 싶은 영화를 참아가면서 공부한 철수는 배신감과 우울함을 느꼈다. 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스트레스가 과하면 역효과가 난다, 스트레스의 법칙

필사적으로 노력한 철수는 성적이 오르지 않고, 시험 전에 보고 싶은 영화도 보고 쉴 만큼 쉰 성수는 성적이 올랐다. 얼핏 불공평하고 말이 안 되는 이 상황은 스트레스에 대한 법칙에 따르면 당연한 결과다. 철수는 성적 향상에 따른 스트레스 때문에 열심히 공부한 만큼의 성과를 얻지 못한 것이다.

 

1908년 요크스(Yorkes)와 도슨(Dodson)은 스트레스에 따른 성취능력은 역 U자의 모양으로 진행한다고 했다.

 

스트레스 성취능력 모델1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와 같은 모양으로 처음에는 성취도가 올라간다. 집중력이 향상되고, 바짝 긴장을 하면서 암기력도 좋아진다.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익힐 수 있다. 그래서 시험 직전에 눈에 바른다는 심정으로 벼락치기 공부를 한 것은 생생하게 기억이 나는 것이다.

 

스트레스 성취능력 모델2

그러나 안타깝게도 기억력, 집중력은 지속적으로 향상되지 않는다. 스트레스 압력이 계속되면 기억력과 집중력은 어느 수준까지 올라가 정점을 찍다가 그 다음에는 반대로 점점 떨어지고 만다. 집중이 잘 되지 않고, 멍해지고, 기억을 하려고 해도 어느 이상 더 머리에 들어오는 것이 없게 되는 것이다.

 

스트레스 성취능력 모델3

사이사이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것이 효율적

그럼 철수는 어떻게 해야 다시 성적을 올릴 수 있을까? 철수는 두 번째 표에서 본 것과 같이 처음에는 바짝 긴장을 하고 공부를 해서 성적이 올랐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스스로를 조이기만 했다. 쉬어야 할 때 쉬지 않은 채 지속적으로 긴장만 하다 보니 스트레스는 해소되지 않고, 그 수위가 더 높아져만 갔다. 이로 인해 집중력이 도리어 떨어지고, 하지 않던 실수를 하고, 읽은 것이 머리에 남지 않은 채 증발해버리는 등 부작용을 겪었다. 두 달 뒤 결국 원하는 만큼의 성적 향상을 얻지 못했던 것이다.

 

그에 반해 성수는 본능적으로 시험 전에는 일부러 살짝 긴장을 풀었다. 영화를 보고 잠을 충분히 자는 등 스스로 스트레스를 떨어뜨리는 행동을 통해 긴장을 풀었다. 지속적으로 주어지던 스트레스를 의도적으로 조금 풀어줌으로써 성수는 단기 집중력과 기억력을 효율적으로 올릴 수 있었던 것이다. 수능 등의 큰 시험을 앞두고 전문가들이 평소 생활 습관을 깨지는 말되 수면을 충분히 취하고 가벼운 운동을 하라고 충고하는 이유도 이런 스트레스의 작동원리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이야기하듯 무조건 엉덩이를 의자에 붙인 채, 오랜 시간 책상 앞에 앉아있기만 한다고 해서 성적이 오르는 것은 아니다. 쉴 때는 쉬어주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면서 평소 압박감을 덜 느끼는 상태로 지내야 정작 필요한 순간에 효과적인 집중력을 얻을 수 있다.

 

마라톤 선수들은 42.195km라는 긴 길을 달리는 동안 완급을 조절하면서 마지막 스퍼트에 최대한의 속도를 끌어낼 수 있도록 체력을 배분하는 데에 승패가 달려있다. 공부 역시 긴 마라톤과 같다. 처음부터 무조건 속도를 빨리 내기만 했다가는 금방 지쳐서 완주를 할 수 없다. 달리기를 할 때 체력 안배가 필수적이듯, 좋은 성적을 위해서는 공부 역시 스트레스 조절이 필요한 법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공부 스트레스 - “열심히 하는데 성적은 왜 안 오를까요?” (정신이 건강해야 삶이 행복합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 직장인 스트레스

 

회사 가기 너무 싫어!”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한 달을 주기로 스트레스가 부침(浮沈)을 겪는다. 사람마다 스트레스가 극심한 날도 조금씩 다른데, 그 이유는 회사마다 급여 지급일이 다르기 때문이다. 월급이 나오기 일주일 전만 해도 하루에도 몇 번씩 내가 확 이 회사를 그만둬 버려?”, “나도 집에서는 귀한 자식인데 이런 수모를 겪으면서 회사를 다녀야 하나?”하다가도, 월급이 들어와서 통장잔고가 두둑해진 것을 확인하고 나면 꽉 차올라 왔던 스트레스가 아주 빨리 떨어지는 경험을 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게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일주일 정도가 지나고 나면 다시 힘들어지기 시작한다. 많은 직장인들이 일요일 밤에 개그콘서트의 마지막 코너가 끝나고 음악이 나오면서 모든 출연진이 무대로 나와서 인사하는 것을 보고 나면, 갑자기 가슴이 확 막히고 답답해진다고 하소연을 한다.

 

어떤 이는 우리는 월급이라는 강력한 진통제를 한 달에 한 번씩 맞으면서 지내는 인생이다라고 직장인의 애환을 자조적으로 얘기하곤 한다.

 

산업 재해로 인정될 만큼 심각한 업무 스트레스

직장인들이 회사에서 겪는 스트레스는 상당하다. 심지어 이로 인해 질병이 생길 경우 산업재해로 인정받을 정도다. 2013년부터는 업무와 연관된 스트레스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도 산업재해에 포함되었다. 그만큼 직장인 스트레스가 상당하고, 이로 인한 문제가 심각하며,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일로 인정한다는 의미이다.

 

실제로 직장인이 스트레스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질병 등으로 업무를 보지 못하거나, 업무 중 사고로 이어질 확률이 높거나, 결근이나 퇴직 등으로 생산성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도 손해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돈을 주고 일을 시키는 것이라며 업무강도를 높이기만 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경쟁은 치열해지며, 성과에 대한 지침들은 전방위로 압박을 가한다. 꼭 하지 않아도 될 야근인데도, 자신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인사고과 평가자인 직속 상사가 퇴근하지 않고 있으면 과감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직장인들의 업무 스트레스가 날이 갈수록 증가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대인관계의 갈등, 직장인의 스트레스의 주요 원인

특히 직장인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스트레스 요인으로 대인관계 갈등을 들 수 있다. 우리사회의 경제규모는 커지고 선진화되어 있으며, 교육이나 사회문화적 환경은 갈수록 소통을 중요시 여기는 쪽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렇지만 인간관계의 측면만을 놓고 보자면 여전히 전근대적인 요소가 남아 있다.

 

특히 직장에서의 인간관계는 지극히 수직적인 구조로 쌍방향 소통이 어렵다. 일방적인 상하 관계 속에서 그저 상사에게 업무를 지시받을 뿐,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답답하고, 신이 나지 않으며, 뭔가 막힌 듯한 기분이 들고, 내가 이 일을 왜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일을 한다고 하소연하는 이들이 많다. 직장 내에서 바람직한 소통을 하지 못한 채 공회전 하듯이 뱅뱅 돌면서 행해지는 무의미한 문서 작업, ‘우리 팀만 잘되면 돼라는 식의 부서간 이기주의, ‘나만 아니면 된다.’는 편의주의에 치이고 상처받은 직장인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예전에는 전근대적인 조직문화라 할지라도 선후배간의 끈끈한 의리’, ‘과 같은 인간적이고 아날로그적 감성을 통한 상호 교감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조직의 다운사이징, 경쟁의 격화, 평생직장의 개념 부재 등으로 그마저 여의치 않게 되었다.

이직이 잦고 서로를 평가하는 것이 당연시되면서 직장 내의 인간관계는 지극히 사무적이고 개인적이며 표피적으로 변했다. 이런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들이 대인관계 속에서 크게 상처를 받고, 이것이 문제가 되어 일상적인 업무 강도와 사소한 대인관계의 스트레스에도 견디지 못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더욱이 최근에는 고용불안이라는 환경적 어려움도 직장인 스트레스에 한 몫을 하고 있다. 비정규직으로 일을 하는 경우 언제든 회사가 고용 계약을 해지할 수 있으니, 당연히 고용에 대해 불안할 수 밖에 없다. 정규직이라고 하더라도 회사 사정에 따라 언제 어떻게 구조조정이 일어날지 모르므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무릇 사람은 자신이 일하는 환경에 대해 안정감을 가지기 힘들 때 스트레스가 더욱 커지기 마련이다.

여기에 과중한 업무, 실적 압박 그리고 그로 인해 필연적으로 이어지는 야근과 과로 등은 몸과 마음을 극도로 지치게 하는 직장인들의 영원한 숙적(宿敵)으로 남아있다.

 

스트레스를 이기는 두 가지 키워드, ‘조절가능성’ ‘예측가능성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직장 스트레스를 줄이면서 정신건강을 유지하고, 업무적으로도 잘 적응하면서 지낼 수 있을까?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는 없으니 스트레스가 질환으로 이어지지 않고 순기능을 할 수 있도록 스트레스를 잘 관리해야 한다. 스트레스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우선 스트레스에 대한 중요한 법칙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또한 스트레스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삶에서 예측가능성조절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생활을 예측가능하고 최대한 자기가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스트레스의 수준을 낮추는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내 주변 상황을 내가 장악할 수 있다고 느낄수록 스트레스는 줄어들고 심리적, 신체적 안정감은 커진다. 물론 회사에서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업무, 급격하게 변화는 상황 등, 직장에서는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일이 더 많고, 끌려가는 느낌이 드는 날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불가피한 부분은 분명히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다른 영역에서만이라도 조절가능성과 예측가능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하루의 업무 스케줄을 미리 짜 놓고 가능한 그에 맞춰 움직이며, 변동 사항이 생기면 그에 맞춰 다시 스케줄을 짜는 식이다. 긴 시간이 필요한 프로젝트 역시 스스로 기간별 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맞춰 진행하도록 한다. 타임테이블 활용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자신의 업무영역에 대한 자기 확신감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이 지금 하는 일에 대해 역량이 어느 정도이고, 어디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어느 정도의 시간 안에 일을 해낼 수 있는지 잘 파악하고 있다면, 무력감이나 피동적 업무로 인한 피로도를 훨씬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개인의 노력 외에도 회사 차원에서 직원의 스트레스를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들어 많은 사업장이 EAP(Employee assistant program)라고 하는 근로자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EAP란 근로자의 직무만족도나 생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상담 코칭 등의 방법을 통해 지원해 주는 선진복지제도로, 직무스트레스, 조직내 관계갈등 뿐만 아니라 부부관계, 자녀 양육 등의 문제까지 상담받을 수 있다.

 

직장인들 중에서는 업무에 의한 스트레스를 당연하게 느끼고 스트레스에 대한 상담을 받는 것을 자신의 무능력을 밝히는 것이라 여기며 피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그냥 방치할 경우 더 큰 문제나 사고로 이어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조기에 상담을 통해 전문적 평가와 함께 조언을 받고, 또 필요한 부분의 도움을 받는다면 직장생활 속에서의 스트레스를 삶의 활력으로 전환시킬 수 있을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직장인 스트레스 - “회사 가기 너무 싫어!” (정신이 건강해야 삶이 행복합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 취업 스트레스

 

취업을 포기하고 집에만 박혀 있다고?

영미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전선에 뛰어든 지 햇수로 벌써 3년째다. 소위 스펙이 딸리는것도 아니고, 번지르르한 대기업만 고집한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보내는 이력서마다 서류전형에서 미끄러지곤 한다. 어쩌다 면접을 보게 된다고 해도 휴대전화로 오는 문자메시지는 실망스러운 얘기뿐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공백기가 길어질수록 취업은 더 어려워진다고 하는데, 걱정이 태산이다. 아침에 일어나 자동적으로 인터넷을 켜고 취업정보 사이트를 들어가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몇 군데 보내지만 이제는 무기력해질 뿐이다.

 

밥은 먹고 다니냐?”며 용돈을 집어주시는 부모님의 얼굴을 보기도 민망하다. 취업에 성공한 친구들이 만나자고 전화를 하면 옛날에는 얻어먹는 재미와 회사 정보라도 듣는다는 생각에 나갔지만, 이제는 그것도 지쳐서 연락이 와도 잘 나가지 않은지 몇 달째다.

 

하루는 밤에 잠이 영 오지 않고 답답한 마음이 든 그녀. 식구들이 잠든 밤에 거실에 나와 작은 소리로 TV를 보는데 갑자기 눈물이 주르륵 쏟아졌다. 겉잡을 수 없이 눈물을 흘리고 나서 조금 후련해지기는 했지만, 이게 우울증이 아닌가 싶어 덜컥 겁이 났다. 그리고 자신의 인생이 너무 화가 나고 원망스러웠다. 이제는 취업 같은 것은 영 남의 일이 되어 버린 것 같이 느껴졌다. 다음날부터 그녀는 일어나기도 싫고, 더 이상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를 수정해서 보내는 일도 그만둬버렸다. 해 봤자 소용없다는 생각이 어느덧 믿음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반복된 실패가 만들어내는 만성 무기력

취업 스트레스는 현재 한국의 많은 젊은이들이 겪고 있는 스트레스다. 비단 영미씨의 특수한 사례만은 아닐 것이다. 취업이라는 사회진입의 반복적 실패는 사람을 무력하게 만들고, 심하면 우울증을 경험하게 할 수 있다.

 

이런 취업 스트레스는 1960년대 미국의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만의 학습된 무력감(learned helplessness)’이라는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그는 개를 이용해서 다음과 같은 실험을 했다. 24마리의 개를 세 집단으로 나누어 상자에 넣고 전기충격을 주었다. 한 집단은 조작기를 누르면 전기충격을 스스로 멈출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고, 두 번째 집단은 조작기를 눌러도 전기충격을 피할 수 없고, 몸이 묶여 있어 어떠한 대처도 할 수 없는 환경을 제공받았다. 세 번째 집단은 전기충격을 주지 않았다. 하루가 지난 후 다시 세 집단에게 전기충격을 줬다. 이번에는 불이 켜지고 난 다음 전기충격이 오고, 그 다음에 작은 담장을 넘어서면 전기가 없는 곳으로 넘어갈 수 있는 환경이었다

 

첫 번째와 세 번째 집단의 개는 바로 중앙의 담을 넘어갔지만, 두 번째 집단은 충격이 가해져도 피하지 않고 구석에 웅크려있으면서 전기충격을 그대로 다 받아들였다. 셀리그만은 이 개들이 무기력에 학습되었다고 해석했다. 자극을 받지 않았거나 혹은 자극을 받아도 피할 수 있었던 개들과 달리, 노력해도 자극을 피할 수 없었던 개들은 피할 수 있는 자극이 주어진다고 해도 회피반응을 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학습된 무력감

우리 역시 마찬가지다. 노력의 대가를 받지 못하는 일이 이어지면, 무기력함에 빠져 더 이상 노력을 하지 않게 된다. 반복적 취업스트레스에 노출되어 끝없이 좌절을 경험하고 나면, 결국 학습된 무기력에 의해 더 이상 노력을 하지 못하게 되는 심리상태가 될 수 있다.

 

학습된 무기력감 생성 과정

현재 한국은 취업대란이다. 취업 실패를 반복하면서 위의 도표와 같은 일반화된 무력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사회가 가진 스펙 중심의 높은 사회 진입 장벽 탓에 취업 스트레스를 느끼는 젊은이들이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뒤에서 새로 배출되는 졸업생들은 나오는데, 아직 사회생활의 시작이라는 진입자체를 하지 못한 채 무력감만 갖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는 것은 개인의 문제로만 보기보다 사회적으로 심각한 사태로 파악하고, 이에 대한 대처가 필요하다. 취업 스트레스로 인한 무기력증을 앓고 있는 이들에게 새롭게 의욕을 불태우고 도전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또한 반복적 취업 실패로 인해 스트레스로 우울감이나, 무기력감을 극심하게 느끼는 이들은, 학습된 무기력감이 자신을 지배하기 전에 전문가의 상담을 받고,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를 해야 한다. 그것이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에 걸리는 것을 예방하는 길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취업 스트레스 - 취업을 포기하고 집에만 박혀 있다고? (정신이 건강해야 삶이 행복합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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