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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 안영진(1정) | 작성일 | 2015-04-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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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마틴 셀리그만의 긍정심리학은 어떻게 탄생 되었나? | 조회수 | 32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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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셀리그만의 긍정심리학의 탄생 – 자신의 숙제가 자신의 미래를 만든다 by inhyuksong · January 15, 2013
마틴은 집에 머무르는 것이 싫었다. 그에게 있어 집은 안락하고 편안함이 가득한 그런 이상적인 공간이 아니었다. 대신 그를 마주하고 있는 것은 자상한 부모의 웃음짓는 모습 대신 술에 찌들어 떡이 되어 있는 아버지였다. 평생 아버지는 알콜 중독에 빠진 채 세상을 원망하며 끝없는 나락으로 빠져들고는 했었다. 가족에게는 무섭고 가혹하면서 사람들에게는 인정받지 못하면서 한마디 소리도 못하는 아버지. 아버지의 괴성이 바깥에서 들리자 이불을 덮어 쓴 마틴은 마틴은 하루 빨리 독립해서 이 모든 것으로부터 탈출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도대체 무엇이 사람을 이렇게 한없는 나락으로 빠져들게 만든단 말인가.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십수년 뒤난 1967년의 어느날, 마틴은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의 심리학과 연구실에서 박사과정 학생으로 개를 이용한 자극 인센티브 실험을 진행하는 중이었다. 개에게 특정 주파수의 소리를 들려준 다음 전기 자극을 가하는 행위를 반복하는 것으로 소리가 들릴 때마다 다른 장소로 이동을 하는 회피학습을 시키고 있었다. 종소리를 들으면 자동적으로 침을 흘리는 파블로프의 조건반사 실험과 유사한 것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개는 불쾌한 전기 자극을 받고 있음에도 낑낑 소리만 내고 있을 뿐 회피 행동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처음에는 자극에 바로 반응하는가 싶었는데 어떤 순간에서부터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연구원들은 개들의 비일관성에 대해 불평을 터뜨렸다. 사실 불평이라기 보다는 괜한 기대를 걸었구나 하는 실망감이었다. 동물은 자신과 무관한 일들을 배울 능력이 없다라는 당시의 일반적인 가정을 뒤집어볼 수 있을까 했는데 역시나였다. 개는 막대기를 누르면 먹이를 먹게 된다거나 아무리 눌러도 먹이가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은 쉽게 배울 수 있었다. 자신의 식욕과 관련된 것이었으니까.
Learned Helplessness - 개의 회피실험
그러나 마틴은 가슴이 떨리고 있었다. 실험대 위에 웅크리고 있는 개의 모습에서 그는 아버지를 조우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불쾌한 자극에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낑낑 소리만 내는 개의 모습에서 마틴은 순식간에 이 상황이 무기력에 빠진 상태임을 직감했다. 다른 연구원들에게는 비일관성으로 비춰졌던 이 모습이 마틴에게는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실험 대상으로 사용한 흰쥐나 개가 모두 심한 충격을 받은 이후 무기력에 빠진 것도 아니었고, 세마리중 한마리는 아무리 심한 충격을 가해도 절대 회피행동을 포기하지 않았던데 반해 여덟 마리 중 한 마리는 실험 하기 전부터 이미 무기력한 상태였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이 실험에 어떤 연관성이 숨어 있는지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마틴은 낑낑 거리며 엎드려 있는 그 한마리의 개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를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 개는 학습된 무기력에 빠진 것이었다. 자신이 어떻게 해도 고통스러운 전기 자극을 피할 수 없다고 판단하자, 곧 아무리 전기 자극을 가해도 그것을 피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이었다. 이것은 어떤 개체가 부정적인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학습된 무기력’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한 순간이었다. 아버지의 우울증은 결국 마틴으로 하여금 심리학자의 길을 걷게 만들었던 것이다. 마틴은 이제 평생을 ‘사람’의 학습된 무기력과 우울증 연구에 매진하게 됨을 직감했고 연구활동은 물론 대외적으로 저술과 강연을 열정적으로 하면서 명성을 쌓아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마틴은 어떤 충격에도 굴하지 않던 개에 대해서는 미처 그 의미를 깨닫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마틴을 기다리고 있는 또 다른 운명의 소용돌이가 그의 곁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강연회에서 그의 강연을 듣던 한 참석자가 질문을 했다.
“피할 수 없는 지속적인 전기자극에도 불구하고 전혀 무기력해 지지 않았던 나머지 3분의 1의 개들은 왜 그런거죠? 왜 그 개들은 계속해서 회피반응을 보일 수 있었던 것인가요?”
마틴은 그의 질문에 뒷통수를 한방 맞은 기분이었다. 무기력이 아니라 오히려 무기력을 이겨내는 힘의 원인을 알아내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에 생각이 미쳤다. 그러자 갑자기 모든 것이 다르게 보였다. 강연이나 학회 이동을 위해 비행기를 탔을 때 옆 사람이 자신에게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물었을 때 “심리학자입니다”라고 대답하면 그 즉시 불편한 기색으로 자기와 거리를 두며 멀어지려고 하는 사람들의 반응에서도 중요한 힌트를 얻었다. 그가 다음 번에는 “긍정심리를 연구합니다” 라고 말하자 사람들은 매우 호기심을 보이며 다가왔고 낙관주의의 장점과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비밀이 무엇인지를 알고 싶어했다.
그래 이것이다. 마틴의 몸에는 전기가 흐른 듯했다. 마틴은 자신의 앞으로의 연구에 이것이 바로 진정 중요한 열쇠였음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학습된 무기력이 아니라 긍정심리가 핵심이었다. 사람으로 하여금 긍정적인 생각을 갖도록 생각을 전환하는 것이 진짜 중요한 가치임을 직감했다. 그는 곧바로 낙관주의를 가지고있는 이들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분명한 근거가 있다고 판단되는 놀라운 발견들이 드러났다. 낙관적인 사람이 직장에서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것과 낙관적인 학생이 성적이 좋다는 것, 낙관적인 운동선수가 승리하는 것은 물론 무엇보다 낙관주의자가 비관주의자보다 오래산다라는 것이었다. 마틴은 당시 우울증과 관련해서 의욕적으로 진행하는 연구들 때문에 많은 연구비 마련이 관건이었고 온갖 강연과 포럼에 닥치는대로 참석하며 기금마련에 애쓰고 있는 상황에서 한 질문자의 예상치 못한 질문은 전혀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내는 순간이었던 것이다. 긍정주의 연구로 방향을 선회하자 그 즉시 다양한 기업과 단체에서 평생을 연구하고도 부족함이 없을 만큼의 기금을 후원받았다.
하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가 있었다. 낙관주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무기력에 빠진 사람이 문제였다. 무기력에 빠진 사람들의 성향이나 낙관주의 성향에 대해서는 다양한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었지만, 정작 무기력에 빠진 사람을 후천적으로 낙관주의로 이동시킬 수 있는 방법은 항우울제 처방을 하는 것이 최선이었지만 그나마도 기대하는 효과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무엇보다 마틴은 어린이와 청소년이 걱정이었다. 우울증을 치료한다는 것은 질병에 걸린 사람을 치료한다는 관점이었기 때문에 정신분열증이나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있는 청소년들임에도 병원을 찾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이런 연구들이 무용지물이었다. 다소 예민하여 감정을 잘 주체하지 못하는 아이에게 정신병이라는 진단을 내릴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런 사람들에게 향정신성 약품을 투약하는 것은 지금도 쉽지 않은 문제였다. 대학생을 포함한 어른도 마찬가지였다. 왠지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 것은 감기약을 처방받는것과는 달리 심각한 정신적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본인이 정신질환이 있음을 밝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마틴은 자신이 겪었던 무기력과 같은 상황에 놓여 있는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미연에 더 심각한 상태로 빠지지 않게 막을 수 있을까에 관해 계속 생각의 생각을 거듭하고 있었다. 미국심리학회의 회장에 당선된 마틴은 이 문제를 효과적으로 탐구하기 위한 학회 수뇌부 구상에 몰두하며 정원에서 잡초를 뽑고 있었다. 할 일은 많고 항상 시간에 쫓기다보니 정원에서 잡초를 뽑는것조차 마틴에게는 잠깐의 짬에 빨리 해치워야 할 일이었다. 마침 5살짜리 딸 니키가 거들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아이들이 으례히 그렇듯 니키는 잡초 제거를 돕기는 커녕 잡초를 하늘로 던지며 까르르 웃다가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노래를 부르는 등 정신을 어지럽게 하고 있었다. 결국 참을성이 금방 바닥난 마틴은 니키에게 고함을 질렀다. 니키는 멈칫 하더니 이내 화가 난 표정으로 집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아유.. 정신없어 죽겠는데… 그런데 잠시 후 딸이 상기된 표정으로 문을 열고 다짜고짜 마틴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아빠, 드릴 말씀이 있어요” “뭔데?” “알다시피 저는 다섯살 때까지 굉장히 울보였어요. 매일 징징거리면서 울었죠. 하지만 이번 생일날 저는 결심을 했어요. 다시는 울지 않겠다구요. 그건 저한테는 다른 어떤 것보다도 지키기 힘든 결심이었지만요, 지금도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울지 않기로 했어요. 아빠, 제가 이 일을 해 내면 아빠도 신경질 부리는 일을 그만둘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아빠도 신경질 부리지 않겠다고 약속하세요.”
마틴은 순간 멍한 상태가 되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대책없이 소란을 피우던 철부지 같은 딸이 스스로의 결심을 가지고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는 모습에 당혹스러움과 경이로움을 동시에 느끼고 있었다. 늘 자신을 맴돌기만 하던 딸이 이제 스스로의 소용돌이를 만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틴의 머리에 또 한번 강한 충격이 느껴졌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그 아이가 지닌 부족함과 단점을 지적하고 고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이가 스스로 소용돌이를 키워나갈 수 있도록 강점을 찾고 독려해 주는 일임을 마틴은 깨달았다. 누구나 강점과 약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울증과 무기력의 핵심은 자신의 단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이었다. 반대로 강점을 들여다보게 하고 그 강점을 계발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혼자가 아니라 사람들과 함께 지속시킬 수 있도록 만든다면 향정신성 약물 치료가 아닌 자신의 의지만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자신의 덫에서 헤어나오는데 그치지 않고 그가 또다시 다른 이의 강점을 계발시켜주는 역할을 부여받을 때 더더욱 내적 동기가 커질 수 있음도 직감했다. 긍정심리학이 비로소 완성되는 순간이었고, 아픈 내면을 들여다보는 상담에서 그를 새로운 삶의 소용돌이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돕는 코칭이라는 개념이 정립되는 순간이었다.그렇게 마틴은 긍정심리에 관한 평생의 연구를 하게 된다.
마틴 셀리그만은 그렇게 긍정심리학의 아버지가 되었고 유년 시절의 무기력을 세상을 바꾸는 삶의 소용돌이로 바꾸어냈다. 그리고 세상은 세계화의 물결과 함께 낙관주의 시대로 나아가게 되었다.
마틴 셀리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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