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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정수 | 작성일 | 2010-02-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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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심리학자 황상민 교수가 말하는 김연아... | 조회수 | 23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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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힘들었을까? 어떻게 저렇게 어린 아이가 그토록 숨막히는 순간을 저렇게 자연스럽고도 태연하게 연기를 펼칠 수 있을까? TV 화면 속은 잘 기름칠한 유리판 같은 얼음판이었다. 순간의 방심이나 실수가 삐끗하는 움직임을 만들 그런 순간들이 계속되는 약 4분의 시간은 참 느리게 지나갔다. 구경하는 사람이 이 정도인데, 수많은 관중들 속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빙판 위의 연기를 펼치는 아이가 느꼈을 중압감은 어느 정도였을까?<br><br>사실 긴장의 무게를 느끼는 사람들은 김연아 선수보다 TV를 지켜보는 국민들이다. 모두 숨 죽이고 응원하는 마음이 만들어낸 압박이다. 온 몸의 감각이 보이는 곳으로만 쏠리기 때문이다. 김연아 선수에게 감당하기 힘든 압력은 아니었을까?<br><br>지구의 대기 무게는 견딜 수 없는 정도이다. 하지만 평소 인간은 이런 무게를 의식하지 못한 채로 지낸다. 마치 물고기가 엄청난 물의 무게를 전혀 느끼지 않고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것과 같다. 견딜 수 없는 긴장감 속에서 김연아 선수는 물 속의 물고기처럼 우아하게 움직였다.<br><br>마지막 프리 프로그램에서 분명 김연아 선수도 엄청난 심리적 중압감을 느꼈을 것이다. 프리 프로그램의 김연아 선수는 이틀 전 쇼트 때와 달랐다. 우아한 몸놀림과 경쾌한 미소로 순간순간의 긴장을 즐거움으로 표현했던 그녀였지만, 프리 프로그램에는 분명 온 몸으로 느껴지는 무거움이 있었다. 지켜볼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느껴야 하는 긴장의 무게는 그녀의 움직임을 작게 누르고 싶어했다. 혹시 있을지 모를 실수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br><br>그러나 놀랍게도 김연아 선수는 자신에 대한 기대를 담담하게 소화했다. 불빛이 반사되는 얼굴 위에는 순간 순간 당돌감까지 스쳐갔다. 그 동안 이 아이가 겪은 훈련은 단순히 피겨 기술의 습득만이 아니었던 것 같다. 삶의 불확실성과 그에 따른 고통까지도 소화한 내공이 엿보였다. 연습으로 다져진 기량은 유연한 움직임으로 눈부시게 펼쳐졌다.<br><br>대부분 힘든 기억이 가장 많고, 기뻤던 순간도 잠시 그때뿐이다. 하지만, 그런 날 덕분에 지금의 내가 된 것이다. 무엇보다 연습이 너무나 잘 되었기에, 그 어느 때보다 편안했다는 그녀의 인터뷰는 이런 심리의 반영이었을 것이다. 충분한 준비와 스스로의 마음을 조절하고 관리할 수 있는, 자신을 정면으로 성찰할 수 있는 사람의 담담한 모습이다. 여기에는 일본의 아사다 마오와의 경쟁의식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랬기에, 준비했던 모든 것을 보여 줄 수 있었다는 기쁨의 눈물을 흘릴 수 있었을 것이다.<br><br>감당하기 힘든 고비를 넘었을 때 인간은 성장의 기쁨을 체험한다. 또 다른 도약의 환희를 느낀다. 큰 짐을 다 내려놓았다는 홀가분함, 이것을 믿기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그녀는 이제 기쁘게 그 순간들을 영원히 머릿속에 담아 둘 것이다. 선수로서 꼭 이루어야 할 것이 있었기에, 꼭 이루고 싶은 꿈이었기에 할 것이 있었지만, 이제 그녀는 너무나 완벽하게 그것을 이루었다. 지켜보는 사람들의 마음이 후련해질 뿐이다. 나중에 어떻게 되려나 하는 부질없는 생각들이 또 나올 것이다. 이런 것들은 바로 날려 버려야 할 것이다. 또 다른 도약은 바로 그녀만이 온전히 꿀 수 있는 그녀의 또 다른 꿈이기 때문이다. <br><퍼옴><br><br><br><br><br>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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