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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카운슬러
작성자 : | 김서현 | 작성일 | 2018-04-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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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시] 속리산에서 | 조회수 | 23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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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에서
나희덕
가파른 비탈만이 순결한 싸움터라고 여겨온 나에게 속리산은 순하디순한 길을 열어 보였다 산다는 일은 더 높이 오르는 게 아니라 더 깊이 들어가는 것이라는 듯 평평한 길은 가도 가도 제자리 같았다 아직 높이에 대한 선망을 가진 나에게 세속을 벗어나도 세속의 습관은 남아 있는 나에게 산은 어깨를 낮추며 이렇게 속삭였다 산을 오르고 있지만 내가 넘는 건 정작 산이 아니라 산속에 갇힌 시간일 거라고, 오히려 산 아래에서 밥을 끓여 먹고 살던 그 하루하루가 더 가파른 고비였을 거라고, 속리산은 단숨에 오를 수도 있는 높이를 길게 길게 늘여서 내 앞에 펼쳐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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